“미국수학협회 회장과 연방교도소에 수감중인 청년이 6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책으로 출간하다.” “수학에 위축된 사람들에게 보내는 희망 메시지”
수학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어떤 생각을 가지게 하였는지 그 과정을 알 수 있다. 또한 대학 진학과 취업 준비를 위한 수학이 아닌 수학 그 자체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은 수학이 얼마나 위대한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물론 실제로는 수학으로 인해 인류 역사가 영광스러운 진전이 있었지만 말이다. 수학은 분명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이 책은 수학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으로서 더 완전한 삶을 누리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수학을 바탕으로 설명한 책이다. 2017년 1월 저자는 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수학협회장으로 임기를 마치면서 연설을 한다. 그 연설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 일반인도 아닌 수학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공동선을 향한 갈망과 서로에게 더 나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이야기 나누는 것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 연설을 계기로 저자는 많은 사람에게 편지를 받았다. 수학 문제를 풀지 못해 상처를 받았던 경험을 털어놓은 슬픈 내용도 있었고, 수학이 얼마나 특별한지 확인하며 즐거워했던 내용이 담겨 있기도 했다. 그 중 연방교도소에 수감중인 크리스토퍼의 편지를 받게 되고 6년간 교감을 나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저자는 모든 사람을 이 대화를 나누기 위해 책을 출간하였다. 우리의 수학적 경험은 천차만별이므로 있는 그대로 이 책을 접하는 게 가장 좋다. 저자는 여기저기서 얻은 몇 가지 수학적 아이디어를 철학이나 음악, 스포츠에 관한 대화를 나누듯 평범하게 독자들이 경험한 일과 연결하려 노력하였다. 수학을 공부하는 사람을 대신해 이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수학을 가르치는 사람들에게 이따금 조언도 가능할 것이다. 저자는 수학에 대해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든 이 책을 초대장으로 삼아 집에서, 교실 안에서, 혹은 친구들 사이에서 수학을 상상하는 새로운 방법에 관해 대화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
크리스토퍼 잭슨은 경비가 철통 같은 연방 교도소에 갇혀 있다. 열네 살 때부터 범죄를 저지른 크리스토퍼는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했고 습관성 마약에 중독되었다. 그리고 열아홉 살 때 무장 강도 사건에 연루되어 32년형을 선고받았다. 지금쯤 아마도 크리스토퍼 잭슨이 누군지 머릿속으로 그리며 내가 왜 크리스토퍼 이야기를 꺼내는지 의아할 것이다. 누가 수학을 하는지 궁금할 때, 크리스토퍼를 떠올리게 될까? 몇 년 전, 크리스토퍼가 수감 생활을 한 지 7년째 되던 해에 내게 편지를 보내왔다. (16쪽)
크리스토퍼는 왜 감옥에서 미적분을 공부할까, 앞으로 25년간을 자유인으로 살아도 미적분을 쓸 일이 없을 텐데? 대체 수학으로 뭘 얻으려는 걸까? 시몬은 왜 초월적인 수학적 진리에 사로잡혔을까? 그 진리가 제안하는 것은 무엇일까? 뭐가 더 알고 싶어 안달이 났던 걸까? 다른 이들이 은근히 때로는 노골적으로 당신을 평가해도 왜 꾸준히 수학을 배우거나 수학 탐험가를 고집해야 할까? 지금 이 순간, 우리 사회도 수학과 어떤 관계가 되어야 하는지 묻고 있다. 수학은 단지 삶의 진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학 진학과 취업준비’에만 쓰이는 도구에 불과한 것일까? 어쩌면 우리 대부분에게는 하찮고 소수 엘리트에게만 가치 있는 게 아닐까? 수학을 배워도 나중에 써먹지 않을 거라면 대체 왜 수학 공부를 하는 걸까? 미래의 직업에 오늘 배운 수학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20쪽)
이야기는 서로 다른 사건들로 서사를 만들어 듣는 사람들과 연결한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개념을 연결하는 건 수학의 의미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므로 수학을 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이야기 작가, 이야기꾼이 된다. (62쪽)
필즈상(젊은 수학자들을 위한 세계 최고의 상)을 받은 마리암 미르자카니Maryam Mirzakhani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수학의 아름다움은 더 인내하는 추종자들에게만 드러난다.” 마리암은 수학적인 아름다움이 펼쳐지는 데 이따금 시간이 걸리곤 한다고 지적하였다. 때로는 건축물을 이해하는 데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수학적인 아름다움도 때로는 그 장엄함을 천천히 드러내며 참을성 있는 추종자들에게 보답한다. (99쪽)
수학에서 깊은 지식을 추구하면 우리 안에 미덕을 쌓을 수 있다. 즉,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자주성이 자란다. 작가 케네스 버크Kenneth Burke의 말처럼 문학이 “삶을 위한 도구”라면, 수학은 사고를 위한 도구이다. 당신은 어떤 답이 이치에 맞을 때, 혹은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 분별하기 시작한다. 무조건 권위를 신뢰하며 순응하는 삶을 따르지 않는다. 누가 당신을 속이려고 하는지 더욱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수학적 인 추론과 분별은 엄격하게 판단하는 미덕, 말하자면 사고를 잘 다루고 명확한 주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 (150쪽)
목차
머리말 _ 수학이 없는 사회는 콘서트, 공원 또는 박물관이 없는 도시와 같다
번영 _ 수학은 인간을 번영시킨다
탐험 _ 수학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의미 _ 실재하는 것에서 엮고 만들기
놀이 _ 재미 찾아가기
아름다움 _ e^(pi i)+1=0이 아름다운 이유
영원 _ 변하지 않는 것에 매혹되다
진실 _ 진실에는 깊은 지식이 필요하다
투쟁 _ 성장하기 위해서는 싸워야 한다
힘 _ 계산하지 않고 이해하는 힘
정의 _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자유 _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알고 있는 것
공동체 _ 경험을 함께 나누다
사랑 _ 누구나 수학을 좋아할 수 있다
맺음말 _ 크리스토퍼를 만나다
부록 _ 앞으로 성찰해 볼 만한 질문/힌트 & 퍼즐 풀이/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