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우리나라에 새로운 법조인양성 시스템으로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이라 함) 체제가 도입된 지 11년이 되었다. 로스쿨 1기부터 9기까지 로스쿨은 1만 4,337명의 신(新) 법조인을 배출하였다. 전국 25개 로스쿨의 입학정원 2,000명 중 매년 1,600명 내외의 신규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는데 2020년 제9회 변호사시험에서는 1,768명이 합격하였다.

2017. 12. 31.부로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로스쿨 체제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변호사시험(이하 ‘변시’라 함) 합격률이 낮아지면서 로스쿨이 변시 학원화하고 있다. 50% 내외의 변시 합격률로 이른바 ‘변시 낭인’, ‘오탈자’가 생겨나고 로스쿨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스쿨생들은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서 법조인으로서 기본적인 역량을 갖추기 위해 불철주야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로스쿨 체제는 처음으로 법학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3년 만에 변호사로 만들어야 하는 단기 속성 시스템이다. 제한된 시간 내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법조의 길을 체득하도록 하여야 한다.

민사법 어느 과목 중요하지 않은 과목이 없으나, 요건사실론은 민사실체법과 절차법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면서 민사소송에서 당사자의 공격방어방법과 주장ㆍ증명의 골격을 이룬다. 민사소송의 소제기 단계에서부터 쟁점정리, 증거조사 및 판결문 작성 단계에 이르기까지 그 바탕에는 요건사실이 깔려 있다.

저자는 이미 로스쿨생들과 새내기 변호사들을 위하여 민법의 편제순에 따라 요건사실과 증명책임에 관한 다양한 사례와 판례들을 망라한 『민사실무 요건사실과 증명책임』(2018 개정판)이라는 교재를 출간한 바 있다. 방대한 양의 이 교재와는 별도로 로스쿨생들이 변호사시험의 민사 사례형 및 기록형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핸드북 형태로 각종 민사 소송유형에 따른 청구취지, 청구원인 및 주요 항변 등을 정리하여 본서를 펴낸다. 로스쿨생들이 요건사실론 습득을 통하여 민사법의 외연을 확대하고 내면을 심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본서를 펴냄에 있어서도 다시 도서출판 학연의 이인규 박사님의 신세를 많이 지게 되어 거듭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깔끔한 형태로 책을 만들어준 도서출판 학연의 편집자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린다.

본서 초교 교정에는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양진희, 이용준 원생이 수고를 하여 주었다. 이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2020. 8. 10.
제주바다가 보이는 아라벌 연구실에서
오 창 수